내담자의 첫인상이 너무 무표정이거나 무뚝뚝해 보일 때, 상담을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이런 내담자를 잘 이끌어 가는 팁이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짝수 달을 맞아 다시 찾아온 "궁금해요" 코너입니다.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오거나 화면에 뜬 내담자의 표정이 너무 무뚝뚝하고 차가우면 경험 많은 상담사라도 속으로 덜컥 당황하곤 하죠? 저도 예외는 아니거든요. 사실 내향-과제 지향형(SC, CS, CD, DC형 등) 내담자라도 상담 장면에서는 어느 정도 미소를 띠고 상담에 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저 역시 10년 이상 이디스크 상담을 해오면서도 손에 꼽을 만큼 '무표정과 단답형의 정석'을 보여준 내담자를 만났습니다.
🎬 실전 상담 사례 : 컴퓨터 화면 속 '나 내향이에요'의 등장
최근 상담한 기계공학 전공의 한 대학원생 이야기입니다. 이분의 eDISC 진단 결과는 SCD형(S: 45%, C: 45%, D: 10%)으로 사교형(I) 성향이 가장 낮았습니다.
온라인 줌(Zoom) 화면이 켜지는 순간, 내담자의 표정은 그야말로 "나 내향이에요"라고 써 붙인 듯했습니다. 웃음기는 전혀 없고 완강한 무표정에 단답형 대답, 거기에 오디오 네트워크 오류까지 겹쳐 결국 줌 화면만 켜둔 채 전화 통화로 상담을 진행하는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어떤 질문을 던져도 딱딱한 단답형 대답만 돌아오는 상황에서, 저는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혹시 어디 불편하시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신가요? 표정이 좀 어두워 보여서요."
내담자는 "아니요, 괜찮습니다"라고 답했지만, 이 질문은 내담자로 하여금 '내가 지금 상대에게 너무 딱딱하고 차가운 인상을 주고 있구나' 하는 점을 스스로 인지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직면을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 eDISC 프로파일로 마음 열기: "I(사교형)가 가장 불편한 내담자를 위한 조언"
이어 진행된 내담자의 타고난 본래 성향인 Profile II 그래프를 해석했습니다.
"OO님의 Profile II를 보면 S(안정형)과 C(신중형)이 각 45%로 중간선 위에 올라와 있고, I(사교형) 성향이 가장 낮게 위치해 있어요. 사실 OO님은 매사 신중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로 전형적인 내향형 그리고 과제지향형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요. 반면 사람들에게 감정을 표현하고 밝고 사교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선생님에게는 가장 어색하고 불편한 행동일 수 있어요. OO님 어떤가요?"
내담자 역시 본인 매우 신중하고 정확한 사람이라고 했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교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가장 어색하다고 했습니다. 이에 저는 내담자가 현재 처한 취업 준비생의 입장을 고려하여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습니다.
"면접관들은 작은 미소와 밝은 에너지를 건네는 지원자에게 아무래도 마음이 끌리기 마련입니다. 매사 신중하고 깊이 고민하는 OO님에게 오늘처럼 자신을 드러내는 자리는 참 큰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요. 그 신중함이라는 멋진 강점이 면접관에게 차갑거나 무뚝뚝하게 오해받지 않도록, 오늘부터 의식적으로 작은 외향적 행동(가벼운 미소, 밝은 인사)을 하나씩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상담이 끝날 때까지 크게 웃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신중함과 체계적인 기준(C·S)이 조직에서 강력한 강점이 됨을 재확인시켜 주고 작은 행동 변화를 독려하며 따뜻하게 상담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 [실전 팁] 무뚝뚝하고 단답형인 내담자를 이끄는 3가지 코칭 전략
무표정한 내담자 앞에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고 상담을 잘 끌어가기 위한 3가지 핵심 팁을 정리해 드립니다.
온화한 질문으로 '현재 상태' 직면시키기
"당신 표정이 너무 무서워요"라고 직접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 어디 불편하신가요?", "컨디션은 괜찮으신가요?" 같은 우려 섞인 온화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자신의 딱딱한 표정과 행동이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스스로 깨닫게(직면) 도와주세요.
2. 본래의 '유형적 특성'과 '환경에서의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구분하기
내담자가 무뚝뚝하고 단답형인 이유가 타고난 내향·과제지향형 성향 때문인지, 외향 · 사람지향형 성향이지만 현재 환경에서 내향 · 과제지향형의 에너지를 써야하는 환경 때문인지를 잘 구분해야 합니다.
타고난 내향·과제지향형 성향 때문이라면: 비언어적 표정에 상처받지 말고, 객관적인 데이터나 프로파일 리포트를 중심으로 담담하게 대화를 풀어가는 것이 좋아요. 타고난 성향(Profile II)은 외향·사람지향적(DI, ID, SI, IS형 등)인데 무표정하고 무뚝뚝하다면: Profile I(현재 환경에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먼저 살펴보고 현재 처한 환경을 탐색해야 합니다. 내담자가 현재 큰 압박감을 받고 있거나, 본인의 타고난 성향과 정반대의 에너지를 과도하게 쓰느라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일 수 있어요.
3. 유형의 강점 인정 후 '의식적인 작은 행동' 하나 제안하기
내담자의 성향이 저의 상담사례처럼 내향-과제지향형일 경우, 신중함, 정확성,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강점을 먼저 높이 평가해 주세요. 그리고 "약점을 다 고칠 수는 없지만, 취업과 대인관계를 위해 오늘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의식적인 작은 행동(예: 하루 한 번 먼저 미소 지으며 인사하기) 하나만 정해서 연습해 보자"고 행동 과제를 제시해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내담자의 무표정한 얼굴 뒤에는 '낯선 자리에 대한 긴장감'과 '잘해보고 싶은 신중함'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그 무표정 속에 숨겨진 신중함의 강점을 먼저 알아봐 주는 따뜻한 상담사가 되어주세요!